등록 : 2005.03.28 17:56
수정 : 2005.03.28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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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리사 전 여자탁구대표팀 감독이 28일 첫 여성 태릉선수촌장으로 임명된 뒤 대한체육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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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예보의 신화 주역 이에리사
‘사라예보의 신화’의 주역 이에리사(51)가 엘리트스포츠의 산실인 선수촌장이 됐다.
대한체육회는 28일 사무총장에 김재철(59) 전 전남행정부지사, 선수촌장에 이에리사 용인대 사회체육학과 교수를 선임했다. 또 대한올림픽위원회(KOC) 명예총무에는 김상우(51) 전 국회의원을 임명했다.
이 교수는 1966년 태릉선수촌이 개촌 한 이후 40년 만에 탄생한 첫 여성 선수촌장이다. 73년 정현숙 탁구협회 홍보이사와 함께 사라예보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단체전에서 우승을 이끌며 ‘전국구 스타’로 떠올랐다. 풍부한 선수촌 경험과 현직 체육학 교수라는 점이 김정길 회장이 추구하는 스포츠 과학화와 관련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군대식 훈련으로 운영되어온 선수촌을 시대 흐름에 맞게 섬세하고 부드럽게 끌고 가야 한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여성이란 점에 착안한 ‘깜짝 쇼’ 인사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체육회는 애초 공모제를 통해 선수촌장을 선임할 예정이었으나, 응시자 16명 중 적당한 후보를 찾지 못하자 김 회장이 직접 이 교수를 낙점했다.
이 내정자는 “선수촌장을 맡게 돼 영광스럽고 뜻하지 않게 중책을 맡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선수촌의 주인인 선수와 지도자들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21명이 응시해 4명의 후보자가 막판까지 경합을 벌였던 사무총장에는 관료 출신인 김재철 전 전남행정부지사가 선임됐다. 이렇다 할 체육계 경험은 없는 김 전 부지사가 사무총장에 선임된 것은 98년 김 회장이 행정자치부 장관으로 재임했던 때 의정국장을 지낸 인연과 호남 배려가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15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 명예총무는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국제정치학을 전공했으며,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후보의 외교 참모 노릇을 했다.
신임 사무총장과 선수촌장은 다음달 대한체육회 이사회에서 이사들의 동의를 받아 정식 임명된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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