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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4.17 18:57 수정 : 2005.04.17 18:57

김주성(맨앞) 등 티지삼보 선수들이 17일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한 뒤 환호하고 있다. 원주/연합



KCC 꺾고 통산 2번째 우승컵…최우수선수 김주성

“이겼다!” “챔피언!”

경기종료 1분여전. 81-70. 벌어진 점수에 티지삼보의 우승을 확신한 4천여 원주팬들은 기쁨의 함성을 질렀다. 종료 종이 울렸고 “티지삼보 챔피언스, 챔프/플레이오프 통합우승”이라 쓰인 대형 펼침막이 촤르르 내려왔다. 꽃가루가 하얗게 뒤덮인 코트엔 ‘위 아 더 챔피언’이란 노래가 울려퍼졌다. 기나긴 싸움 뒤 승자가 누리는 환희의 순간이었다.

원주 티지(TG)삼보가 17일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열린 2004~2005 애니콜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7전4선승) 6차전에서 전주 케이씨씨(KCC)를 84-76으로 꺾고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지난 시즌 케이씨씨에 당한 챔피언전 패배를 설욕한 동시에, 2002~2003 시즌에 이은 2번째 챔피언 등극. 챔프전 6경기서 평균 16.6점, 7튄공잡기를 기록한 김주성은 기자단 투표에서 62표 중 34표를 얻어 24표를 얻은 팀 동료 자밀 왓킨스를 따돌리고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티지삼보는 높이와 강력한 수비로 상대를 압박했고, ‘혜성처럼’ 등장한 강기중(12점·7도움)도 깜짝 활약해 힘을 보탰다. 주전 신기성(6점·7도움)과 동갑내기인 강기중은 올 시즌 전자랜드에서 티지삼보로 온 후보 선수. 5차전 때 최악의 몸 상태였던 신기성을 대신해 팀 승리에 한몫(9점)을 했던 그는 6차전에선 아예 주전으로 나서 코트를 내달렸다. 상대의 허를 찌르는 도움주기는 물론, 3쿼터 막판에는 2개 3점포로 70-46까지 점수를 벌렸다. 원주팬들은 아낌없는 박수로 반겼다.

신선우 감독의 케이씨씨는 4쿼터 한때 조성원(21점·3점슛 4개)의 3점포와 찰스 민렌드(36점·12튄공)의 골밑 슛으로 64-76까지 쫓아갔지만 곧바로 양경민(13점)의 맞대응 3점포를 맞고 허물어졌다.

원주/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와신상담 전창진 ‘한풀이 샴페인’

▲ 전창진 티지삼보 감독이 17일 케이씨씨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확신한 듯 기뻐하고 있다. 원주/뉴시스
지난해 4월10일 원주 치악체육관. 전창진 티지삼보 감독은 담배 연기 자욱한 라커룸에 고개를 숙이고 앉아 있었다. 침묵만 흘렀다. 코트에선 케이씨씨 선수들이 골 그물을 자르며 7차전 끝에 잡은 우승을 만끽하고 있었다.

그리고 1년. 전 감독은 비로소 코트의 주인공이 됐다. 17일 안방코트의 골그물을 제 손으로 잘랐다. 그가 웃기까지 꼬박 한해가 걸렸다. 와신상담의 시간. 올 시즌 내내 그를 옥죈 한마디는 ‘챔프전 우승’이었다. 그렇게 펄펄 날던 처드니 그레이를 정규시즌 막판 아비 스토리로 바꾼 것도, 정규리그 우승 뒤 “아직 50%밖에 못했다”고 덤덤해 한 것도 바로 그 까닭이었다.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초반 2연승 뒤 “급한 성질 주체 못하고 과욕을 부려” 3, 4차전을 내리 지는 패착을 범했다. ‘이대로 우승 못하면 책임져야 할 것’이란 말도 돌았다. 하지만 그는 실패에서 여유를 배웠다. 지난해 초반 2패 뒤 사색이 됐던 것과 달리 전 감독은 고비였던 전주 5차전을 앞두고는 “마음을 비웠다”고 웃어보였다. “객관적 전력에서는 분명 앞선다”고 믿은 그는 특유의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추스렸고, 결국 이날 선수들의 샴페인 세례를 받으며 우승 한을 풀었다. 전 감독은 “우승 뒤 지난해 홀로 라커룸으로 물러났던 아픔이 먼저 떠올랐다”며 “모진 훈련을 잘 따라준 선수들이 고맙다”고 말했다.

원주/성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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