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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 들끊는 비난에 마음고생
“타격훈련 열심히 해 꼭 재기”
“아껴주신 팬과 유도인들에게 정말 죄송합니다.” 20년 유도인 생활을 접고 종합격투기 선수로 변신한 윤동식(33)이 지난달 프라이드 데뷔전에서 사쿠라바 가즈시(36·일본)에게 당한 어이없는 패배에 대해 입을 열었다. 윤동식은 당시 격투기 규칙을 모르는 듯 매트에 납작 업드렸다가 1라운드 38초만에 티케이오패 했다. 그후 국내 격투기팬들의 비난이 들끓자 그는 보름 가까이 잠적했다. 마음 고생도 심했다. “휴대전화에 비난 전화가 끊이지 않아 번호도 바꿨고, 미국에 있는 친구집에 일주일 동안 다녀오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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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서울 잠실 석촌호수에서 만난 윤동식은 “그렇게 져 창피하고 스스로에게 실망스러웠다, 그 동안 격려만 받고 살아왔는데…”라고 말했다.
그는 경기 당시 ‘노장’ 사쿠라바의 왼쪽 훅에 관자놀이를 맞는 순간 “별이 번쩍 하면서 생각없이 유도 자세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역시 훈련 부족이었다. 격투기 초보자임에도 불과 열흘의 훈련만으로 그랑프리 16강전에 출전한 것이다. 난생 처음 오른 링에서 6만여 관중들의 함성과 화려한 조명에 압도당했다. 사회자가 자신을 소개할 땐 아무 생각없이 오른손을 치켜올릴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 훌훌 털고 다시 일어서려고 한다. 8월께 열릴 프라이드 대회에 출전할 예정인 그는 “제게 가장 부족한 타격 연습을 열심히 해서 다음 경기는 꼭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동식은 곧 일본에 가서 집중 훈련을 시작할 계획이다. 격투기 강국 브라질로 건너가 기술을 배울 생각도 있다. 다만 타격과 그라운드 기술 등을 가르칠 개인 코치진을 동반해야 하는 상황에서 재정 문제가 그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듯했다. 윤동식은 “두번째도 지면 그땐 인터뷰도 안하겠다”는 말로 굳은 각오를 내비쳤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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