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간 58회‥ 부상탓 프랑스오픈 1회전 탈락 빛바래 남자테니스의 ‘살아있는 전설’ 앤드리 애거시(미국). 이제 만 35살을 넘어선 그가 불굴의 노장투혼으로 그랜드슬램대회 최다출전(58회) 기록을 세웠지만, 부상의 벽을 끝내 넘어서지는 못했다. 25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의 롤랑 가로 클레이코트에서 열린 2005 프랑스오픈테니스(총상금 637만달러) 남자단식 1회전. 남자단식 세계랭킹 7위로 6번 시드를 배정받은 애거시는 이날 등 부상에 시달린 끝에 한수 아래인 야르코 니에미넨(세계 95위·핀란드)에 2-3(5:7/6:4/7:6〈8:6〉/1:6/0:6)으로 졌다. 애거시는 1-1로 맞서던 3세트 들어 등 경련이 오른발 쪽으로 내려와 경기를 포기하려 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코트를 나오고 싶지 않았다”며 부상 투혼을 발휘하며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2년반 동안 등 부상에 시달려온 그였다. 생애 17번째이자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이번 프랑스오픈 출전에서 우승하려던 꿈도 접어야 했다. 통산 1106경기에 출전해 부상 등으로 중도에 경기를 포기한 것은 11번밖에 없었던 그였다. 애거시는 이번 대회 출전으로 1986년 프로 데뷔 이래 20여년간 그랜드슬램대회 58차례 나서게 돼 최다출장 기록을 경신했다. 올 1월 오스트레일리아오픈 출전으로 지미 코너스(미국) 이반 렌들(체코) 마이클 창(미국) 등이 보유한 그랜드슬램 최다출장(57회) 기록과 타이를 이뤘던 그였다. 애거시는 시즌 두번째 그랜드슬램대회인 프랑스오픈에서는 1999년 딱 한번 우승했다. 오스트레일리아오픈에서는 4회(1995, 2000, 2001, 2003년) 우승해 강세를 보였다. 윔블던에서는 1회(1992년), 유에스오픈에서는 2회(1994, 99년) 챔프에 올랐다. 그동안 벌어들인 총상금은 2985만7841달러(300억원). 애거시는 통산 59회 우승을 차지했고, 전적도 844승262패를 기록했다.
한편, 여자단식 1회전에스는 ‘테니스 요정’ 마리아 샤라포바(세계 2위·러시아)가 무명인 에브게냐 리네츠카야(러시아)에 2-1(6:7〈3-7〉/6:2/6:4)로 역전승을 거두고 첫 고비를 넘겼다. 4대 그랜드슬랜대회 중 유일하게 클레이코트(앙투카)를 사용하는 프랑스오픈에서 샤라포바가 거둔 최고의 성적은 지난해 8강. 1회전을 통과한 샤라포바는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생애 처음으로 세계랭킹 1위 고지에 오를 수 있다. 현재 여자 1위는 미국의 린지 대븐포트다. ‘클레이 코트의 제왕’으로 군림하면서 세계랭킹 1위까지 올랐던 구스타보 쿠에르텐(브라질)은 남자단식 1회전에서 다비드 산체스(스페인)에 1-3으로 졌다. 강서버인 그렉 루세드스키(영국)도 플라비오 사레타(브라질)에 0-3으로 무너져 클레이코트의 희생양이 됐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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