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5.27 18:29
수정 : 2005.05.27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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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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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메달만 값진 것은 아니다. 올림픽에 고정된 시선을 돌리고 더 넓게 세상을 보면, 올림픽 메달 못지 않은 ‘값진 결실’을 거두는 선수들이 보인다. 27일(한국시각) 2005 세계클레이사격선수권대회 남자 더블트랩에서 동메달을 딴 박정환, 그리고 지난 2일 그단스크 그랑프리 펜싱대회 여자 플뢰레에서 1등을 한 서미정(25) 등이 바로 그런 선수들이다.
박성환, 더블트랩 세계대회 사상 첫 동메달
27일(한국시각) 새벽 이탈리아 로나또에서 열린 2005 국제사격연맹(ISSF) 세계클레이선수권대회 남자 더블트랩. 한국 클레이사격의 간판스타 박정환(창원경륜공단)은 예선(137점) 결선(48점) 합계 185점을 얻어 동메달을 획득했다. 1위 알막툼 아흐메드(아랍에미리트연합·189점)와는 4점차.
지난해 아테네올림픽에서 이보나(상무)가 여자 클레이 더블트랩 은메달을 딴 적이 있다. 하지만, 남자 클레이 더블트랩에서는 세계대회 동메달이 지금까지 최고 성적이다. 사격계에서는 박정환의 동메달을 두고 “대단한 일”이라고 칭찬한다. 황의청 기업은행 사격 감독은 “더블트랩 국내 선수층이 10여명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 세계대회 동메달을 땄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더블트랩은 한꺼번에 날아오른 두개의 접시를 맞추는 경기. 단 두발의 총알로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다. 노장 박정환은 5월 국내 봉황기대회에서 더블트랩 본선(143점) 신기록, 결선(45점)을 합친 합계 신기록(188점)을 세우면서 활짝 피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25개국에서 63명이 참가했다. 김관용 창원경륜공단 사격 감독은 “올해 들어 체력훈련을 열심히 하면서 집중력을 높인게 성적으로 연결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그랑프리 첫 금 서미정“푸대접 조금 섭섭”
“신경쓰지 않아요. 제가 만족하면 되니까요.”
27일 태릉선수촌에서 만난 서미정(전남도청)은 첫 인상부터 빈틈없이 꽉 차 보인다. 그는 2일 폴란드 그단스크에서 열린 펜싱 여자 플뢰레 그랑프리대회에서 국내 선수 최초로 정상에 올라 새로운 별로 떴다. 2002년 세계펜싱선수권대회에서 여자 에페의 현희가 1위에 오른 것과 동급으로 비견된다. 그랑프리대회 우승은 세계대회나 올림픽 금메달처럼 선수가 받는 점수(64점)가 똑같을 정도로 높게 평가받는다.
그러나 공항 귀국현장에서 그를 인터뷰한 언론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올림픽보다 더 많은 선수들, 더 많은 강자들과 대결해 이겼는데도…. 그러나 서미정은 “조금 섭섭했지만, 선수가 그런데 신경쓰면 안되죠”라며 웃는다.
1998년부터 대표선수로 뛴 서미정은 굴곡이 있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무관에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는 남현희에 밀려 뽑히지도 못했다.
그러나 올해 이성우 감독을 만나면서 큰 키(1m70), 왼손잡이라는 장점을 100% 활용하고 있다. “발이 앞으로 나갈 때 검을 반박자 늦춰 내밀어 상대를 혼란하게 하는 게 잘 먹힌 것 같아요.” 매우 공격적인 검객인 서미정의 목표는 올해 세계대회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정복이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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