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6.04 00:22
수정 : 2005.06.04 00:22
|
3일 밤(한국시간) 타슈켄트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 월드컵대표팀의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4차전에서 박주영이 동점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연합
|
박주영(20·FC서울)이 한국 축구를 지옥에서 구해냈다.
조 본프레레 감독의 한국축구대표팀이 3일 밤(한국시각)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파크타코르 경기장에서 열린 2006 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4차전 원정경기에서 후반 45분 터진 박주영의 극적인 동점골로 우즈베키스탄과 1-1로 비겼다. 한국은 2승1무1패(승점 7)를 기록했고, 우즈베키스탄은 2무2패가 됐다. 한국은 9일 쿠웨이트와 원정 5차전, 8월17일 안방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마지막 6차전을 벌인다.
악착같은 모습도, 다부진 각오도 실종된 경기였다. 국제축구연맹 랭킹 21위 한국은 54위 우즈베키스탄 앞에서 ‘종이호랑이’일 뿐이었다. 그러나 박주영의 막판 한방이 한국 축구의 자존심을 세웠고, 월드컵 본선행에 더욱 탄력을 붙일 수 있게 했다.
|
▲ 동점골 터졌다! 3일 저녁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서 한국-우즈벡의 월드컵예선전을 관람하던 한 응원단원이 박주영이 동점골을 넣자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하고 있다.연합
|
|
|
|
|
박주영의 동점골까지 한국은 답답한 경기를 폈다. 김한윤-유경렬-박동혁의 3백이 자리를 잡기도 전인 전반 4~6분 우즈베키스탄은 잇따라 3차례의 구석차기로 한국 골문을 위협했다. 전반 4분 오른쪽 구석차기 때는 상대의 장신 수비수 아슈르마토프의 헤딩슛을 이운재가 가까스로 쳐내는 등 아찔한 순간을 맞기도 했다. 이어진 두 차례의 구석차기 때도 완벽하게 공을 처리하지 못해 상대에게 중거리슛, 헤딩슛을 허용했다.
한국의 약세는 중원에서 공격과 수비의 연결고리 노릇을 해야 할 유상철-박지성의 패스가 자주 끊겼기 때문. 유상철은 잦은 패스미스와 백패스로 경기의 흐름에 윤활유 구실을 하지 못했다. 최전방의 박주영-안정환-차두리도 중원에서 공급이 끊기자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한국은 24분께 유상철의 중거리슛으로 첫 포문을 열고, 안정환 김동진 차두리의 간헐적인 슛으로 서서히 주도권을 잡아 나갔다. 그러나 마무리 터치의 부족으로 골은 터지지 않았다.
후반 들어서 기선은 한국이 먼저 잡았다. 후반 11분 첫 대표팀간 경기 데뷔전을 치르는 박주영은 빠른 몸놀림으로 골지역 왼쪽에서 차두리와 2대1 패스를 받아 들어가며 시원하게 골망을 갈랐다. 그러나 동료 선수가 오프사이드 선상에 서 있어 골은 무효가 됐다. 한국은 2분 뒤 박지성이 특유의 뚝심으로 상대의 수비 방벽을 파고 들면서 찬 공이 상대 수비 맞고 골문으로 향했으나, 이 역시 문지기의 손끝에 걸리며 골대를 넘어갔다.
|
▲ 3일 밤(한국시간) 타슈켄트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 월드컵대표팀의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4차전에서 박주영이 동점골을 넣고 기도하고 있다
|
|
|
|
|
기회를 살리지 못한 한국에게 우즈베키스탄의 응징은 뼈 아팠다. 오른쪽 수비수 박동혁이 자신에게 날아온 공을 전방으로 처리하지 않고 백헤딩으로 뒤로 넘겼고, 그 순간 상대 공격수 사츠키흐가 빠른 속도로 잘라들어가며 발로 툭 차 선제골을 터뜨렸다. 실수치고는 두고두고 뼈아픈 것이었다.
본프레레 감독은 실점 뒤 안정환 대신 이동국을 투입했고, 오른쪽 공격수로 차두리 대신 정경호를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그러나 해결사는 박주영이었다. 박주영은 경기 종료 시침이 멎기 직전인 후반 45분 문전 혼전 중 논스톱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 축구를 기사회생시킨 한방이었다.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