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6승 모두 ‘흙바닥’ 세계 남자테니스 무대에 공포의 ‘왼손잡이 천재’가 떴다. 올해 만 19살인 라파엘 나달(세계 5위·스페인). 나달은 6일(한국시각) 파리 롤랑 가로스에서 열린 2005 프랑스오픈테니스대회(총상금 637만유로) 남자단식 결승에서 세계 37위인 마리아노 푸에르타(27)에 3-1(6:7<6-8>/6:3/6:1/7:5)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생애 첫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나달은 프랑스오픈에 처음 출전해 강호들을 잇달아 누르고 정상에 올라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1989년 17살에 이 대회 우승컵을 거머쥔 마이클 창(미국) 이래 10대 나이로 왕좌에 오른 선수로도 기록됐다. 특히 나달은 이번 대회 4강전에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노리던 ‘테니스 황제’ 로거 페더러(세계 1위·스위스)를 3-1(6:3/4:6/6:4/6:3)로 제압해 앞으로 페더러의 강력한 대항마가 될 것임을 알렸다. 나달의 강점은 강철같은 체력과 빠른 발놀림, 끝없는 승부욕이다. 이날 결승전에서도 나달은 1세트를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접전 끝에 내줬지만, 내리 3세트를 따내는 괴력을 발휘하며 ‘클레이코트의 새로운 황제’로 우뚝 섰다. 나달은 특히 4세트 4-5로 뒤진 상태에서 내리 3게임을 따내 7-5로 마감했다. 이번 대회에서 최고의 활약을 편 푸에르타는 “나달의 패싱샷은 너무 강력하다”며 “정신적인 강인함도 기록을 깰 정도”라고 감탄했다. 2001년 프로에 입문한 나달은 올들어 클레이코트에서만 5승을 따내며 세계 톱10에 초고속 진입하는 등 맹렬한 기세로 남자테니스 판도를 흔들고 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세계순위도 페더러, 앤디 로딕(미국)에 이어 3위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나달은 “대회에서 이긴 뒤 처음으로 울었다. 1세트를 내준 이후 공 하나, 하나와 싸워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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