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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라인하키 국가대표 선수들이 23일 밤 경기도 고양시 일산 루이지노 인라인하키장에서 포즈를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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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절반 가까이 순수아마‥ 28일부터 세계대회 출전 낮엔 밥벌이 한밤에 맹훈‥ “너무 재밌어 힘든줄도 몰라” ‘탁~ 탁~ 탁~.’
23일 땅거미가 깔린 지도 한참이 지난 밤 10시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루이지노 인라인하키장. 퍽과 퍽이 부딪치는 소리가 밤의 정적을 깬다. 28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프랑스 비리샤티롱에서 열리는 세계인라인하키선수권 대회에 출전하는 한국 국가대표팀의 연습이 한창이다. 15개 팀이 출전하는 대회에서 이들의 목표는 중위권 진입. “우리는 아마추어”
국가대표팀이라고는 하지만 전문 선수들이 아니다. 16명 중 6명은 중·고등학교 때 퍽을 만져 본 적도 없는 순수 아마추어. 10명 만이 전직 아이스하키 선수 출신이다. 한국의 세계인라인하키선수권대회 출전은 올해로 3번째. 아마추어가 섞인 것은 처음이다. 국가대표라고 대회 경비를 대한인라인롤러연맹에서 대주는 것은 아니다. 기본 경비는 모두 개인 몫이다. 항공비 포함해서 1인당 180만원씩 낸다. 웹 디자이너인 김영철(35)씨는 “경비도 경비지만 대회 출전 때문에 스케줄대로 일을 못하니까 손실이 크다”며 “장가를 갔으면 출전할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실력은 만만치 않다. 5월 전주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 대회에서 아마추어로만 팀을 꾸려 5개 나라 가운데 3위를 하는 저력을 보였다. 대회 출전 위해 사표까지
훈련은 월·목·일요일, 일주일에 세 차례다. 밤 10시부터 12시까지 한다. 낮에는 밥벌이를 해야 하니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열정만큼은 남다르다. 권병철(23)씨는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다니던 여행사에 사표까지 냈다. 아시아선수권 대회 때 월차를 긁어 썼더니 이번에는 안 된다고 한단다. 연맹에서 보낸 협조 공문도 무용지물이었다. “마지막 기회일 것 같아서 그냥 그러면 그만두겠다고 했어요.” 이야기를 더 듣고 보니 권씨는 ‘확신범’이다. 권씨는 대학 때 인터넷에서 우연히 인라인하키 경기 모습을 보고 ‘필’이 꽂혔다. 그 때까지 인라인스케이트 한 번 타본 적 없었다. 곧 동호회에 가입했다. 모두 갖추려면 100만원 가까이 드는 용구를 사려고 아르바이트도 여러가지 했다. 한 때는 아침부터 밤까지 인라인하키만 탄 적도 있다. ‘전문 선수로 나갈 생각이냐’고 물으니 “아니다”라고 답한다. 신세대답게 취미는 취미, 현실은 현실로 구분한다. 이들이 남들 보기에 ‘생고생’하는 이유는 무얼까? 대답은 간단하다. “재미있기 때문”이다. 김영철씨는 “계속해서 연습해왔던 드리블이 될 때, 그걸로 다른 선수를 제칠 때 기분은 말로 할 수 없이 짜릿하다”고 말한다. 한마디로 이들은 인라인하키에 미쳤다. 글·사진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인라인 하키 규칙 - 보디 체크 없고 한팀 선수는 5명 인라인하키는 아이스하키에서 나왔다. 원래는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비시즌 기간에 체력훈련용으로 하던 경기였다. 1992년 미국 플로리다주를 강타한 허리케인으로 이 지역 아이스링크가 모두 부서지면서 보급이 빨라졌다. 아이스하키에서 생겨난 경기인 만큼 규칙도 많이 다르지 않다. 가장 큰 차이는 인라인하키에서는 고의적인 몸싸움인 ‘보디체크(body check)’를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아이스하키와 달리 몸을 재빨리 멈추거나 방향을 바꾸기가 쉽지 않아 다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인라인하키는 아이스하키(6명)보다 한 명이 적은 5명이 뛴다. 선수 교체는 제한없이 할 수 있다. 경기 시간은 전·후반 15분씩이다. 한국에 인라인하키가 보급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중반부터다. 대한인라인롤러연맹은 현재 70여개 클럽, 1만여명의 동호인이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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