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7.04 18:51
수정 : 2005.07.04 18:51
6일 총회 개막…8일 올림픽 퇴출종목 투표
전자호구 도입등 개선안 불구 ‘재신임’ 촉각
태권도의 ‘운명’과 2012 여름올림픽 개최지를 결정하게 될 117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가 6일(현지시각)부터 9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열린다.
무엇보다 태권도 등 28개 올림픽 정식종목에 대한 찬반 투표가 8일 열려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한올림픽위원회(KOC)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 정식종목이 된 태권도와 ‘금메달 텃밭’인 양궁이 정식종목으로 잔류할 것으로 믿고 있으나, 만에 하나 퇴출 가능성 때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6일에는 파리 런던 마드리드 모스크바 뉴욕 등 5개 유치후보 도시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2012년 여름올림픽 개최지가 결정된다.
기로에 선 태권도= 올림픽 정식종목 유지 여부 투표는, ‘올림픽 비대화’를 경계하는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 위원장의 뜻에 따른 것이다. 태권도를 포함해 28개 정식종목들은 이번 총회 뿐 아니라 4년마다 ‘재신임’ 판정을 받아야 한다. 116명 국제올림픽위 위원 과반(59명)의 찬성을 얻어야 살아 남는다.
태권도가 퇴출 대상으로 거론되는 까닭은, 모호한 판정과 방어 위주의 지루한 경기운영 때문이다. 지난달 나온 국제올림픽위 프로그램위원회 보고서도 태권도에 대해 “심판 판정이 불투명하고, 미디어 선호도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태권도계는 최근 들어 서든데스 실시, 전자호구 도입, 경기시간 단축 등의 개선안을 마련했다. 한 관계자는 “국제올림픽위가 태권도 경기 개선 방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정식종목을 유지할 수 있지 않겠냐?”고 조심스레 낙관하고 있다.
그러나 탈락하면 타격은 크다. 국제올림픽위의 태권도 지원금(아테네올림픽 때 60억원)이 취소되고, 27억원 가량의 국기원 국외 승단비 수입도 줄어든다. 올림픽 때마다 2개 이상의 금메달을 안겨주던 ‘효자 종목’도 사라진다.
심화되는 IOC 상업주의= 28개 정식종목 찬반 투표를 제안한 국제올림픽위의 속뜻은 상업주의와 연결돼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프로그램위원회의 각 종목 평가보고서 작성 기준은 △스폰서 △텔레비전 방영 시간 △유료 관중 △회원국 숫자 등 철저하게 ‘돈’과 연결돼 있다. 올림픽 정신이나 아마추어리즘은 갈수록 상업주의에 설자리를 잃고 있다.
양궁이 올림픽 퇴출을 걱정하는 이유도 프로그램위원회가 “텔레비전 방영 시간이 적고, 스폰서가 붙지 않는다”며 대중성에 낮은 점수를 줬기 때문이다. 대한양궁협회의 관계자는 “양궁은 기록 경기지만, 텔레비전 중계를 위해 일대일 싸움으로 변질된 게 오래된 일”이라며 “올림픽 경기의 순수성이 갈수록 오염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한다.
2012년 여름올림픽은 어디서?= 2012년 여름올림픽 유치 후보 도시 5곳 가운데 1924년 이후 88년 만에 재유치에 나선 프랑스 파리가 선두 주자다. 파리는 6월 발표된 국제올림픽위 평가보고서에서 가장 높은 평점을 받았다.
런던은 폭넓은 스포츠 저변과 문화적 환경이 강점으로 꼽혔지만, 교통난이 문제로 부각됐다. 뉴욕은 20억달러에 이르는 경기장 시설 재정 확보 방안이 불확실한 것으로 지적됐다. 마드리드는 숙박 시설이 부족하고, 모스크바는 유치 계획이 전반적으로 미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창금 성연철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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