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7.24 18:58
수정 : 2005.07.25 10:22
‘투르 드 프랑스’ 7연패, 은퇴…방송인으로 새 삶
“죽음의 문턱까지 가본 뒤 깨달음이 왔다. 그것은 매일 또 하루의 기회가 주어졌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활기차고 목적의식이 뚜렷한 하루를 사는 게 현명하다는 것이다. 내가 오직 사이클에만 매달려 장대비 속에서도 여섯 시간씩 높은 산을 오르내리는 이유다.”
세계 스포츠계의 살아 있는 신화 랜스 암스트롱(34)은 2003년 투르 드 프랑스를 5연패한 뒤 쓴 책 <1%의 희망>에서 이렇게 말했다. 암스트롱은 24일(한국시각) 2005 투르 드 프랑스(프랑스 도로일주 사이클 대회) 마지막 21구간(코르베유에손∼파리 샹젤리제, 144.5㎞) 개인독주 레이스가 비로 인해 중간에 취소됨에 따라 종합우승을 확정했다. 합계 82시간34분5초로 종합 2위 이반 바소(82시간38분45초·이탈리아)와의 격차는 4분40초. 지난해 사상 최초 6연패에 이은 7연패의 위업이다.
암스트롱은 1996년 10월 스물다섯의 나이에 청천벽력과도 같은 암 판정을 받고 고환 제거 및 뇌 수술을 감행해야 했다. 의사는 “생존 확률이 50% 미만”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암스트롱은 피나는 훈련을 거쳐 99년 첫 우승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세상에서 가장 긴 사이클 대회 투르 드 프랑스를 일곱 번이나, 그것도 연속으로 우승하는 최초의 인간으로 기록되게 됐다.
그는 ‘인간 승리의 표본’으로 인식된다. 투병 생활과 성치 않은 몸에도 불구, 철저한 자기 관리와 피나는 훈련으로 위업을 이뤄냈기 때문이다. 대회 코스에 포함된 피레네, 알프스 산맥의 고봉준령도 그의 강한 의지를 꺾지는 못했다. 그는 말한다. “내가 투르 드 프랑스에서 우승할 수 있는 비결은 미스터리도 아니고 기적의 약물도 아니다. 다른 선수보다 치밀한 훈련과 테크닉의 힘이고, 투병 경험과 그에 버금가는 희생의 대가였다”고.
그는 암을 극복한 뒤 암스트롱재단을 설립, 자신과 겪었던 것과 같은 고통을 당하고 있는 사람들을 돕는 사회사업가이기도 하다. 재단의 이름이 ‘강하게 살라’(live strong)인 것도 자신의 경험에 바탕을 두고 있다. 힘들수록 더욱 굳은 마음을 먹어야 한다는 암스트롱의 말과 삶은 많은 사람들에게 교본이 돼버렸다.
암스트롱은 이번 대회 뒤 은퇴하겠다고 이미 선언했다. 그는 “절대 후회는 없다. 난 믿을 수 없는 경력을 만들어왔다”며 “내년 대회는 매우 재미있고 색다른 레이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암스트롱은 앞으로 소속팀인 디스커버리 채널을 통해 방송인으로서의 삶을 살아갈 계획이다. “자신감을 얻기 위해서는 온몸으로 노력해야 한다. 온몸을 부숴버릴 듯한 노력…”이라는 명언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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