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경은 20일 밤(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올림피아월드에서 벌어진제22회 동계유니버시아드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승에서 45초233의 기록으로 골인,라이벌 주밀레(중국)를 불과 0.009초 차로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며 대회 2관왕에올랐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역전 드라마는 마지막 한 바퀴를 남겨놓고 시작됐다.
강력한 우승후보 주밀레와 스테파니 부비에(프랑스)에 이어 3위로 달려 패색이짙던 최은경은 한 바퀴가 남았음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린 것과 동시에 갑자기 아웃코스로 튀어나가 크게 원을 그리며 돌기 시작했다.
결승선 직전의 마지막 코너에 도착할 때까지 여전히 3위로 달리던 최은경은 코너를 돌며 부비에를 추월하는데 성공했고, 직선 코스에 접어 들어 주밀레가 바로 옆에 있는 것이 보이자 젖먹던 힘까지 내 다리를 쭉 뻗었다.
두 선수가 거의 동시에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주밀레는 손을 번쩍 치켜들어 승리를 자신했고, 한국 응원단에서는 장탄식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곧이어 불이 들어온 전광판의 1위 자리에는 최은경의 이름이 또렷이 새겨져 있었고, 패배를 꿈에도 생각지 못한 주밀레는 전광판을 확인한 후 고개를 떨궜다.
반면 얼떨떨한 표정의 최은경은 너무나 기뻐하는 코치들과 그제야 하이파이브를하며 승리를 확인했다.
상기된 표정의 최은경은 "마지막 지점에서 중국 선수가 바로 옆에 있는 것이 보이길래 조금만 더 힘을 내보자는 각오로 발을 내밀었다"면서 "경기 후 트랙을 1바퀴돌 때까지 1등인지 모르다가 코치님들이 좋아하는 것을 보고 알았다"고 털어놨다.
최은경은 "중반까지 꼴찌로 달리고 있을 때 다혜 언니가 자신의 경기를 포기한채 길을 터줘 추격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면서 함께 결승에 오른 전다혜(22)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한편 최은경은 전날 1,500m 우승에 이어 대회 2관왕에 오르며 한국 여자 쇼트트랙 선수로서는 최초의 국제대회 5관왕에 도전한다.
(인스브루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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