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1.24 17:52
수정 : 2005.01.24 17:52
“내 전적 고려 최홍만과 비교 말라”
“나와 최홍만을 비교하지 말라.”
케이원(K-1)의 종합격투기 스타 레이 세포(34)가 자신과 최홍만을 비교하는 것을 거부했다. 뛰어난 복싱 기술과 쇼맨십으로 한국내 수많은 팬들을 거느리고 있는 세포는 24일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만약 당신이 최홍만과 붙는다면 어떤 전략을 쓰겠냐”는 질문에 “그동안 선수로서의 실적과 배경을 생각했을 때 그와 같은 질문은 결례”라고 지적한 뒤 “최홍만의 마음가짐이 매우 단단하다는 것을 느꼈을 뿐”이라고 말했다. 아무리 천하장사 출신이라고 해도 이제 갓 케이원 첫 경기를 치르는 최홍만과 68전55승12패1무의 관록을 지닌 ‘백전노장’ 자신과는 비교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 다만, 그는 “최홍만이 씨름 선수 출신이면서도 배도 나오지 않고 근육질의 몸매를 갖고 있어 케이원에서는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뉴질랜드 태생의 세포는 킥복싱을 주무기로 46케이오승을 거두고 있는 케이원의 강자. 탁월한 복싱 기술을 바탕으로 체중을 실어 날리는 양손 훅이 매우 위협적이다. 특히 얼굴 가드를 내린 채 허리 움직임만으로 상대 주먹을 피하는 ‘위빙 기술’이 빼어나다. 지난해 7월 도쿄에서 맞붙은 아마다 히로미(일본)와의 경기에서는 아마다의 잇단 주먹 십여차례를 이런 식으로 피하며 수많은 격투기 팬들을 매료시킨 바 있다.
그는 또 자신의 공격이 들어먹힌다고 생각이 들 때는 마치 방울뱀의 꼬리처럼 오른 주먹을 흔들며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등 뛰어난 쇼맨십마저 갖추고 있어, 그의 경기는 전혀 지루할 틈을 느끼지 못한다. 지난해말 월드그랑프리 파이널 8강에서는 일본의 대표주자 무사시에게 유리한 경기를 펼치고도 편파 판정때문에 준결승 진출에 실패하기도 했다.
세포는 이날 회견에서 자신도 처음에는 기본기에 충실했다며 최홍만의 행운을 빌었다. 그는 인터뷰 초반 우리말로 “여러분, 안녕하세요. 만나뵙게 돼 영광입니다”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글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사진 탁기형 기자
kht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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