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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신중학교 야구부원들이 훈련이 끝난 뒤 한 교실에서 초빙한 학원강사한테 영어회화 수업을 받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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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종목의 미래는 선수 지망생이 얼마나 많으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면에서 초·중·고교의 운동부는 한국 엘리트체육의 산실이다. 그러나 최근 운동 지망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줄어들면서 각 종목은 선수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전국 초·중·고교 운동부에 소속한 학생은 모두 7만8234명. 2000년 이후 가장 적은 인원이다. 지망학생 감소세‥야구부 9명 못채운 학교도
체육경시 정책·특기자 입시제도 변화등 영향
학업과 병행하고 싶어도 현실 여건상 힘들어 ◇ 선수 수급 비상=야구를 예로 들어 보면, 지난해 전국 초등학교 중 강원 소양초가 유일하게 팀을 창단했다. 반면 4개 초등학교가 팀을 해체했다. 그나마 서울 구암초 등 서울의 4개 초등학교는 한 팀을 꾸리는 데 필요한 9명을 확보하지 못해 등록이 보류된 상태이다. 새로 창단한 소양초에서도 선수 확보가 어렵자, 전교생을 대상으로 티배팅을 시킨 뒤 발군의 실력을 보인 한 여학생을 영입하려고 하고 있다. 서울 학동 초등학교의 김영택 감독은 “현재 8명밖에 되지 않아 여름까지 대회에 나가지 않고 선수가 찰 때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서울시내 32개 초등학교 중 28개팀만이 대회에 나섰고, 올해는 대회에 나오는 학교가 20개 학교 정도로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 체육 경시 교육정책=교육인적자원부 제7차교육과정에서 고교 2, 3학년의 체육 시간은 주당 2시간이다. 그나마 미술·음악 등과 함께 선택과목으로 분류돼 있어 체육을 선택하는 학생은 거의 없다. 또 대학 진학 때 체육특기자의 선택 폭이 좁아져 운동에 대한 매력도 줄어들었다. 모든 과에 지원이 가능했던 체육특기자가 2000년부터 체육계열 외에는 지망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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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잠신중학교 야구팀은 성적과 운동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성공적으로 잡은 좋은 사례이다. 선수들은 학교 방침에 따라 당일 경기가 있더라고 최소한 학급 조회에 참석해야 한다. 일주일에 3차례는 방과후 따로 학원강사를 초빙해 영어교육도 하고 있다. 일반 수업시간에도 선생님에게 수업태도 등에 관한 점검을 받도록 해 공부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 황형철 감독은 “집중력을 발휘하면 조금 훈련시간을 줄여도 충분히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일단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면 나중에 필요할 때 스스로 공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찬영 조기원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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